이란전쟁 60일, 호르무즈 봉쇄와 글로벌 경제 위기

이란전쟁으로 인한 호르무즈 해협 60일 봉쇄 시각자료

60일이 글로벌 경제에 남긴 숫자들

2026년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동시 타격하며 시작된 전쟁은, 4월 28일까지 60일째에 접어들었습니다.
영국 하원 도서관 보고서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의 월간 통항량은 평시의 약 3,000척에서 현재 5% 수준까지 추락한 상태이며, 4월 13일부터는 미국이 이란 항구로 향하는 선박을 차단하는 역봉쇄까지 가동되어 가디언이 “이중 봉쇄(Dual Blockade)”로 규정한 사상 초유의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출처: 영국 하원 도서관 보고서)

이 60일 동안 글로벌 경제가 받은 충격은 숫자로 압축됩니다.
브렌트유는 봉쇄 전 배럴당 70달러대에서 3월 초 119달러까지 치솟았다가 휴전·협상 기대감으로 4월 27일 기준 108달러대로 내려왔습니다.
두바이유는 한국경제연구원 추산 기준 한때 157.66달러까지 폭등했고, 원·달러 환율은 1,500원선을 돌파했으며 KOSPI는 일주일 새 7%대 급락을 겪었습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32개 회원국이 사상 최대 규모인 4억 배럴의 비축유를 동시 방출하기로 3월 11일 결정했지만, 이는 IEA 51년 역사상 6번째 공동 행동이자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당시(1.83억 배럴)의 두 배가 넘는 규모임에도 시장의 공급 우려를 충분히 잠재우지는 못했습니다.

호르무즈 60일 핵심 지표 KPI 카드
SNAPSHOT · 60일 동안의 가격 충격
전쟁 전(2.27) vs 4월 28일 현재, 핵심 지표 4개
두바이유는 한경연 추산 피크 기준, 브렌트유는 4월 27일 기준. 통항량은 평시 일평균 100척 대비.
두바이유 (피크)
전쟁 전$72
PEAK / 60일 중 최고
$157.66
+119%
한국경제연구원 시나리오 분석 기준
원·달러 환율 (피크)
전쟁 전≈ 1,400원
PEAK
1,500원+
+7% 돌파
한국경제연구원 충격 분석
KOSPI 단기 낙폭
3월 초 4일개전 직후
DRAWDOWN
−7.24%
한경연 추산 단기 충격
4.27 기준 사상최고 회복
호르무즈 통항량
평시 월간3,000척
4.28 현재
평시의 5%
−95%
영국 하원 도서관 CBP-10636 (4.24)

이 글은 2월 28일 ‘에픽 퓨리(Operation Epic Fury)’ 작전으로 시작된 전쟁의 시계열, 호르무즈 해협이 왜 글로벌 경제의 동맥인지에 대한 배경, 글로벌 경제 충격을 4개 채널로 분해한 분석, 그리고 한국 경제가 받고 있는 직격탄을 균형 있게 정리했습니다.

전쟁의 배경,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가

2026년 전쟁은 갑자기 발생한 것이 아닙니다.
2025년 6월 이스라엘과 미국이 이란 핵시설을 12일간 합동 타격한 ’12일 전쟁’이 1차 변곡점이었고, 같은 해 9월에는 영국·프랜·독일이 트리거한 유엔 스냅백 제재가 부활하며 이란 경제를 더욱 옥죄었습니다.
영국 하원 도서관 보고서는 세계은행이 2025년 10월 시점 이미 이란 경제가 2025·2026년 2년 연속 역성장하고 인플레이션이 60% 가까이 치솟을 것으로 전망했다고 정리하고 있습니다. (/출처: 영국 하원 도서관 보고서)

2025년 12월 28일부터 이란 31개 주 전역에서 경제난과 물가 상승에 항의하는 시민 봉기가 시작되었고, 2026년 1월 중순에 정점에 달했습니다.
보안군은 충성을 유지했으나, 미국이 베네수엘라 마두로 정권을 1월에 무너뜨린 직후 이란이 다음 표적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습니다.
2026년 2월에는 오만이 중재한 미·이란 핵 협상이 결렬되었습니다.
오만 외무장관이 “상당한 진전”이 있다고 밝힌 직후 트럼프 대통령이 “결과에 만족하지 않는다”고 공개 비판하며 협상 자체를 무산시킨 것입니다.
2월 말 미국은 1월 말부터 이어진 중동 전력 증강의 마지막 단계로 USS Gerald R. Ford 항모를 이스라엘 인근에 배치했고, F-22 12대를 이스라엘 오브다 공군기지에 배치하며(이스라엘 영토 내 미국 공격 무기 첫 배치) 사실상 개전 준비를 완료했습니다.

2026 이란전쟁 배경 압축 타임라인
BACKGROUND TIMELINE · 2025.6 → 2026.2.28
개전 이전 8개월,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가
12일 전쟁 이후 누적된 압력이 핵협상 결렬과 함께 개전으로 이어진 흐름
2025.6 12일 전쟁 미·이스라엘 이란 핵시설 합동 타격 2025.9 유엔 스냅백 영·프·독 트리거 2015 핵합의 제재 부활 2025.12 시민 봉기 31개 주 전역 경제난·인플레 정권 정통성 약화 2026.2 핵 협상 결렬 오만 중재 종료 트럼프 “만족 못함” 중동 전력 증강 2.28 개전 Operation Epic Fury 하메네이 사망 제재·스냅백·국내 봉기 → 누적 압력의 폭발

2026년 2월 28일 새벽, 미국의 ‘Operation Epic Fury’와 이스라엘의 ‘Operation Roaring Lion’이 동시 개시되었습니다.
두 작전의 목표는 영국 하원 도서관 보고서(CBP-10521)가 정리한 대로 “이란의 정권 교체 유도, 핵·탄도미사일 프로그램 무력화”였습니다.
첫 타격에서 이란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했고, 다음 날 그의 아들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후계자로 지명되었습니다.
같은 날 영국·프랑스·독일은 공동성명을 통해 이란의 보복 공격을 비판하면서도 외교 재개를 요구했습니다.

60일 메인 타임라인

Phase 1, 개전과 봉쇄 (2.28 ~ 3.10)

전쟁이 시작된 2월 28일, 이란은 즉각 미국 군기지·이스라엘·역내 미군 주둔 아랍국 시설에 미사일과 드론으로 보복 공격을 개시했습니다.
3월 2일 이란 혁명수비대(IRGC) 사령관 보좌관 에브라힘 자바리는 ISNA 통신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은 봉쇄됐고, 통과하려는 선박을 불태울 것”이라고 선언했습니다.
3월 3일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필요시 미 해군이 호르무즈 통과 유조선 호위를 즉각 시작하라 명령했다”고 게시했습니다.
같은 날 카타르 에너지장관이 “전쟁이 지속되면 세계 경제가 붕괴할 것”이라고 경고했고, 동북아 LNG 가격(JKM)은 하루에만 약 40% 폭등해 1MMBtu당 15.068달러를 기록했습니다.

3월 4일 IRGC가 봉쇄를 공식 확인하면서 미국 의회조사국 CRS R45281 보고서는 같은 날을 “이란 봉쇄 공식 시작”으로 기록했습니다.
영국 해상무역운영센터(UKMTO)는 3월 8일까지 선박 공격 10건이 보고됐고 5명의 선원이 사망했다고 집계했습니다.
3월 6일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무조건 항복(unconditional surrender)만 받아들이겠다”고 선언하며 21일·23일·4월 7일을 차례로 협상 데드라인으로 제시했습니다.

Phase 2, 충격 확산 (3.11 ~ 4.7)

3월 11일은 이번 전쟁에서 가장 의미 있는 글로벌 협조 행동이 이루어진 날입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32개 회원국이 4억 배럴 비축유 공동 방출을 결의했습니다. (/출처: IEA 기사)
IEA는 1974년 1차 오일쇼크 대응으로 창설된 이후 6번째 공동 행동이자 사상 최대 규모로, 미국이 1.72억 배럴(SPR 기준 1984년 이후 최저 수준까지 인하), 일본 8천만 배럴, 한국 22.46백만 배럴, 영국 13.5백만 배럴을 분담했습니다.
같은 날 유엔 안보리는 결의안 2817을 채택해 이란의 공격 종식을 요구하고 호르무즈 통항권을 재확인했습니다.

3월 12일 새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첫 공식 성명에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라는 레버를 계속 사용해야 한다”고 밝혔으며, 외무장관 압바스 아라그치는 별도로 “전쟁 종료 후에도 이란이 호르무즈를 통제해야 한다”는 입장을 굳혔습니다.
3월 21일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호르무즈를 즉각 개방하지 않으면 발전소를 “지워버리겠다”고 위협했고, 3월 30일에는 카르그섬 원유 터미널과 담수화 시설로 위협 대상을 확대했습니다.

3월 28일 후티 반군이 이스라엘로 미사일·드론을 발사하며 새 전선을 열었습니다.
3월 31일 미군은 호르무즈 인근에서 이란 기뢰부설선 16척을 파괴했다고 발표했습니다.

2026 이란전쟁 60일 메인 타임라인
MAIN TIMELINE · 2026.2.28 → 4.28 (60일)
개전부터 이중 봉쇄, 그리고 4월 28일까지
3개 Phase의 분기점 사건
PHASE 1 · 개전과 봉쇄 (2.28 → 3.10) 11일 2.28 미·이스라엘 ‘Operation Epic Fury / Roaring Lion’ 개시. 하메네이 사망. 3.1 모즈타바 하메네이 후계 지명. 영·프·독 공동성명 외교 재개 촉구. 3.2 IRGC 사령관 보좌관 자바리, ISNA 통해 “호르무즈 봉쇄” 선언. 3.4 IRGC 봉쇄 공식 확인. 동북아 LNG(JKM) 하루 +40% 폭등. 3.6 트럼프 “이란의 무조건 항복만 받아들일 것” — 21·23일·4.7 데드라인 제시. PHASE 2 · 충격 확산 (3.11 → 4.7) 28일 3.11 IEA 32개국 4억 배럴 공동 방출 (사상 최대). UN 안보리 결의 2817 채택. 3.21 트럼프, 이란 발전소·교량 파괴 위협. 카르그섬·담수화 시설로 위협 확대. 3.28 후티 반군, 이스라엘로 미사일·드론 공격 — 새 전선 개방. 4.1 QatarEnergy 유조선 Aqua 1, 도하 북부서 발사체 피격 후 화재. 4.7 트럼프 “오늘 밤 한 문명이 끝날 것”. UN 호르무즈 결의안 중·러 거부권. 4.7-8 미·이란 2주 휴전 합의 (파키스탄 중재). 이란 10개항 평화 제안. PHASE 3 · 이중 봉쇄와 협상 교착 (4.8 → 4.28) 21일 4.11-12 이슬라마바드 직접 회담 (밴스 vs 갈리바프) — 1979 이후 최고위급, 결렬. 4.13 미국 이란 항만 역봉쇄 개시 → 가디언 “이중 봉쇄(Dual Blockade)” 규정. 4.18 이란, 호르무즈 전면 폐쇄 재선언. 인도 VLCC Sanmar Herald 사격 받음. 4.21 트럼프 휴전 무기한 연장. 단, 미국의 이란항 봉쇄는 유지. 4.24 USS George H.W. Bush 도착 — 미국 항모 3척 동시 배치 (2003 이후 처음). 4.25 트럼프, 쿠슈너·위트코프 파키스탄 회담 취소. 협상 일시 중단. 4.27 이란 신규 제안: 호르무즈 우선 재개 + 봉쇄 동시 해제. 핵 의제 분리. 4.28 현재: 휴전 연장 상태, 호르무즈 실질 봉쇄 지속(통항 평시의 5%), 트럼프 부정적.

4월 1일 QatarEnergy 소유 유조선 Aqua 1이 카타르 도하 북부에서 두 발의 발사체에 피격되어 화재가 발생했고, IRGC는 해당 선박이 이스라엘 자산이라고 주장했습니다.
4월 2일 영국 외무장관 이베트 쿠퍼는 호르무즈 화상 회의를 주재했고, 40개국 이상이 참여해 ▲외교 압박 강화 ▲제재 등 조정 조치 검토 ▲억류 선박·선원 석방 ▲시장 정보 공유 강화의 4개 작업 트랙을 합의했습니다.

4월 7일은 60일 중 가장 긴장이 높았던 날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밤 한 문명이 끝날 것이며 결코 되돌릴 수 없을 것”이라고 위협했고, 같은 날 유엔 안보리에서는 바레인이 발의한 호르무즈 결의안이 중국·러시아 거부권으로 부결되었습니다.
그러나 같은 날 늦게 트럼프는 갑작스레 입장을 바꿔 파키스탄이 중재한 2주 휴전 합의를 받아들였습니다.
4월 8일 이란 측이 휴전을 공식 수락하면서 이스라엘-헤즈볼라 휴전을 포함한 잠정 정전이 발효되었고, 이날 발표된 이란의 10개 항목 평화 제안에는 미군 역내 기지 철수, 제재 해제, 동결 자산 해제, 호르무즈 통제 프로토콜 수립 등이 포함되었습니다.

Phase 3, 이중 봉쇄와 협상 교착 (4.8 ~ 4.28)

4월 11~12일 미국 부통령 JD 밴스와 이란 의회의장 무함마드 바게르 갈리바프가 이슬라마바드에서 직접 회담을 가졌습니다.
1979년 이란 혁명 이후 양국 간 최고위급 직접 접촉이었지만 합의 없이 결렬되었고, 트럼프는 곧바로 미 해군에 이란 항구로 향하는 선박 차단을 명령했습니다.
4월 13일 미국 중부사령부(CENTCOM)는 이란 항구 봉쇄를 공식 가동했습니다.
가디언은 이를 “이중 봉쇄(Dual Blockade)”로 규정했고, 같은 날 미국은 호르무즈 기뢰 제거 작전도 시작했습니다.

이중 봉쇄가 가동되면서 양상은 더 복잡해졌습니다.
이란은 그간 “비적대국” 선박(중국·이라크·파키스탄·인도·프랑스 등)에 한해 통과를 허용해왔으나, 미국이 이란 항구를 막자 4월 18일 호르무즈 전면 폐쇄를 재선언했습니다.
같은 날 인도 선적 VLCC Sanmar Herald가 사전 통과 허가를 받았음에도 IRGC 함선의 사격을 받았고, 컨테이너선 CMA CGM Everglade는 오만 해안에서 로켓 공격을 받았습니다.

4월 21일 트럼프 대통령은 만료 예정이던 휴전을 무기한 연장하는 한편 미국의 봉쇄는 유지하겠다고 발표했고, 4월 22일 이란은 화물선 두 척을 추가로 나포했다고 발표했습니다.
4월 23~24일 USS George H.W. Bush 항모전단이 인도양에 도착하면서, 미국은 USS Abraham Lincoln(아라비아해)·USS Gerald R. Ford(홍해)와 함께 중동에 항모 3척을 동시 배치한 상태가 되었습니다.
CENTCOM 발표 기준 2003년 이라크 자유 작전 이후 23년 만의 일이며, 200대 이상의 항공기와 1만 5천 명의 수병·해병이 배치되었습니다. (/출처: Stars and Stripes 기사)

4월 25일 트럼프 대통령은 사위 재러드 쿠슈너와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의 파키스탄 회담을 갑작스럽게 취소했고, 이란 외무장관 아라그치는 회담 없이 이슬라마바드를 떠났습니다.
그러나 4월 27일 이란은 새로운 제안을 내놓았습니다.
AP·PBS 보도에 따르면 이란은 미국이 이란 항구 봉쇄를 해제하고 전쟁을 종결하면 호르무즈를 즉시 재개방하겠다는 안을 제시했고, 핵 의제는 다음 단계 논의로 분리하자고 제안했습니다.
같은 날 아라그치 외무장관은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을 가졌습니다. (/출처: AP/PBS 기사)
트럼프 행정부는 4월 28일 현재 핵 의제 분리에 부정적인 입장이며,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이란 제안에 회의적인 메시지를 발표했습니다.

호르무즈가 봉쇄되면 왜 큰일인지, 우회로는 없는지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과 오만해를 잇는 폭 33km(가장 좁은 곳 기준 21마일)의 좁은 수로입니다.
영국 하원 도서관 보고서가 인용한 IEA 자료에 따르면, 평시 이 해협으로는 연간 글로벌 석유 무역의 약 20%, 글로벌 액화천연가스(LNG) 무역의 약 20%가 통과합니다.
미국 의회조사국 CRS R45281 보고서는 같은 수치를 글로벌 해상 원유 무역의 약 27%로 더 정밀하게 산출하고 있는데, 이는 일평균 약 2,000만 배럴에 해당합니다.

핵심은 우회로의 부재입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동서 횡단 송유관(East-West Pipeline)이 3월 28일 일평균 700만 배럴이라는 목표 처리량에 도달했고, 아랍에미리트(UAE)의 푸자이라(Fujairah) 우회로 ADCOP가 일평균 약 150만 배럴을 처리하고 있지만, 이라크-튀르키예 송유관(ITP)은 오랫동안 가동이 멈춘 상태입니다.
합산해도 평시 호르무즈 통과량의 약 13%만 우회 가능합니다.
이는 우회로가 호르무즈를 대체하는 게 아니라 보조한다는 의미입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표현한 지도. 우회로가 큰 의미가 없다는 내용 역시 표현

산유국별 호르무즈 의존도도 비대칭입니다.
영국 하원 도서관 보고서가 IEA 자료를 인용한 바에 따르면, 카타르의 LNG 수출 약 93%, UAE의 LNG 수출 약 96%가 호르무즈를 통과합니다.

카타르는 우회로 자체가 사실상 없습니다.
사우디·UAE는 홍해를 통한 우회 수송이 가능하지만, 후티 반군이 2023~2025년 강제 봉쇄했던 바브엘만데브(Bab al-Mandeb) 해협의 통과량이 4월 현재까지도 2023년 대비 약 60%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어 그마저도 안전하지 않습니다.
결과적으로 호르무즈 봉쇄는 단일 해협 봉쇄가 아니라 페르시아만 산유국 전체의 수출 동맥을 한꺼번에 잘라내는 구조적 충격입니다.

여기에 아시아 의존도라는 변수가 더해집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자료에 따르면 2024년 호르무즈 통과 원유의 약 84%, LNG의 약 83%가 아시아 시장으로 향했습니다.
영국 하원 도서관 보고서는 2025년 기준으로도 중국과 인도를 합쳐 호르무즈 통과 원유 수출의 44%를 차지한다고 명시했습니다.
호르무즈 봉쇄가 발생하면 가장 먼저, 가장 깊이 충격받는 것은 아시아 수입국이라는 구조가 형성되어 있는 셈입니다.

글로벌 경제 충격, 4가지 섹터별 정리

호르무즈 봉쇄 60일이 글로벌 경제에 가한 충격은 단순히 “유가가 올랐다”로 정리될 수 없습니다.
충격은 ▲에너지 가격 ▲인플레이션 ▲공급망·식량 ▲해운·무역의 4채널을 따라 전개되었으며, 각 채널은 서로 증폭하는 방식으로 작동했습니다.

1. 에너지 가격

가장 가시적인 채널입니다.
브렌트유는 2월 27일 봉쇄 직전 배럴당 70달러대에서 3월 초 119달러까지 약 70% 급등했으며(Al Jazeera 3.11 기준), 두바이유는 한국경제연구원이 추산한 피크 기준으로 157.66달러까지 치솟았습니다.
4월 27일 PBS·AP 보도 기준 브렌트유는 약 108달러로, 전쟁 전 대비 여전히 약 50% 상승한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습니다.
산업연구원(KIET)의 시나리오 분석에 따르면 호르무즈가 3주 이내 재개되더라도 유가는 105~125달러 수준에서 형성되고 LNG는 60~90% 추가 상승할 것이며, 봉쇄가 3개월 이상 지속되면 유가는 150~180달러로 급등하고 LNG는 추가로 150~200% 폭등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출처: 산업연구원 보고서)

브렌트유 60일 시계열 차트
CHART · 브렌트유 60일 추이
$72에서 $119 피크, 그리고 $108까지 – 60일 가격 곡선
2026년 2월 27일 ~ 4월 27일. 단위: $/배럴 (서부텍사스산 WTI 아닌 글로벌 벤치마크 브렌트유)
$130 $110 $90 $70 $50 2.27 3.10 3.24 4.7 4.20 4.27 2.27 봉쇄 전 $72 3.초 PEAK $119 4.7 휴전 합의 −16% 급락 4.27 현재 $108 전쟁 전 수준 전쟁 전 대비 +50% 가량 상승

2. 인플레이션

미국 댈러스 연방준비은행(Dallas Fed)는 호르무즈 봉쇄 지속 기간별 미국 PCE 인플레이션 영향을 정량화했습니다.
댈러스 연은 모형에 따르면 1분기(3개월) 봉쇄 시 2026년 4분기 헤드라인 PCE 인플레이션이 0.35%포인트 상승하고, 2분기(6개월) 봉쇄 시 0.79%포인트, 3분기(9개월) 봉쇄 시 1.47%포인트 상승합니다.

코어 PCE 인플레이션은 각 시나리오별 0.18·0.31·0.49%포인트 상승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9개월 봉쇄 시나리오에서는 WTI가 167달러까지 치솟으며, 미국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이 4%를 넘어설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출처: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보고서)

Dallas Fed PCE 시나리오
CHART · 봉쇄 기간별 미국 PCE 인플레이션 영향
3개월·6개월·9개월 봉쇄가 미국 인플레에 더하는 무게
2026년 4분기 헤드라인 PCE 인플레이션 영향 (전년동기비, 단위: %포인트). Dallas Fed Working Paper No. 2609.
2.0 1.5 1.0 0.5 0 %포인트 1분기 (3개월) 봉쇄 WTI 피크 ≈$110 +0.35 +0.18 2분기 (6개월) 봉쇄 WTI 피크 ≈$132 +0.79 +0.31 3분기 (9개월) 봉쇄 WTI 피크 ≈$167 +1.47 +0.49 미 인플레 4% 돌파 가능성 헤드라인 PCE 코어 PCE 3분기(9개월) 봉쇄 시나리오

OECD는 3월 24일 글로벌 GDP 성장률 전망을 2026년 2.9%, 2027년 3.0%로 제시하면서, 이는 “에너지 가격 상승이 2026년 중반부터 점차 완화된다는 가정 하”의 기준선이라고 명시했습니다. (/출처: OECD 발표)

G20 인플레이션은 2026년 4.0%로 종전 전망 대비 1.2%포인트 상향 조정되었고, 미국 GDP 성장률은 2.0%(2026)·1.7%(2027), 유로존은 0.8%(2026)·1.2%(2027)로 둔화 전망이 강화되었습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호르무즈 봉쇄가 6개월 지속될 경우 2026년 글로벌 성장률이 기준선 2.6%에서 1.4%로 1.2%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경고했습니다.

3. 공급망·식량

호르무즈로는 원유·LNG뿐 아니라 비료·헬륨·암모니아 같은 핵심 산업·농업 원료도 통과합니다.
영국 하원 도서관 보고서는 알루미늄·비료 등 다양한 글로벌 상품이 이 해협에 의존한다고 정리했습니다.
이에 따라 카네기 국제평화재단과 유엔 보고서는 식량 공급망 충격으로 4,500만 명이 추가로 급성 식량 위기에 노출될 위험을 경고했습니다.
EU는 4월 초 디젤·항공유의 40% 이상을 중동에서 조달하고 있어, 일부 회원국에서 가정 난방을 산업 생산보다 우선하는 3단계 에너지 배급제 시행이 검토되었습니다.

4. 해운·무역

머스크(Maersk)·CMA CGM·하팍-로이드(Hapag-Lloyd) 등 주요 컨테이너선사들이 호르무즈와 홍해 노선의 운항을 중단했고, 후티 반군이 2월 28일 홍해 공격 재개를 선언하면서 수에즈 운하 화물은 다시 아프리카 희망봉 우회로 전환되었습니다.
운항 기간이 2주 이상 늘어나면서 운임이 50~80% 상승했고, 호르무즈 통과 전쟁위험 보험료는 전쟁 직전 0.125%에서 0.2~0.4%로 인상되어 초대형 유조선 1척당 약 25만 달러의 추가 비용이 발생했습니다.
페르시아만 일대에서는 크루즈 6척에 약 1만 5천 명의 승객이 발이 묶인 상황이 1주일 이상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한국 경제가 받은 영향들

영국 하원 도서관 보고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NATO·중국·일본·한국에 호르무즈 안전 확보를 위한 지원을 요청했으나 이들이 모두 “현재 적대 행위 중인 동안에는” 참여하지 않겠다고 거부했다고 정리하고 있습니다.
이는 한국이 외교적으로 거리를 두면서도 경제적으로는 가장 깊은 타격을 받는 비대칭 구조에 있음을 보여줍니다.

한국이 특히 취약한 이유는 구조적입니다.
한국무역협회 자료에 따르면 한국 수입 원유의 약 70%가 중동산이며, 그 가운데 90% 이상이 호르무즈 해협을 거칩니다.
에너지 분석기관 제로카본애널리틱스는 아시아 에너지 안보 취약도 평가에서 일본(6.4점), 한국(5.3점), 인도(4.9점) 순으로 위험도를 산출했는데, 한국 전체 에너지의 81%가 수입 화석연료에 의존하기 때문입니다.

산업연구원(KIET)은 한국은행 산업연관표를 활용한 균형가격모형(Leontief Price Model)으로 산업별 충격을 추정했습니다.
봉쇄가 3주 이내 종료되는 경우 한국의 전산업 평균 생산비는 4.21% 상승하고 제조업은 5.4% 상승하지만, 3개월 이상 지속되면 전산업 9.4%, 제조업 11.8%로 충격이 두 배 이상 확대됩니다.
부문별로는 석탄·석유제품 생산비가 최대 82.98%, 전력·가스·증기 부문은 77.71%, 화학제품은 14.84%, 비금속광물제품은 12.09% 상승하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한국 산업별 생산비 상승률 (호르무즈 3개월 봉쇄)
CHART · KIET 시나리오 S3 (3개월 이상 봉쇄)
3개월 봉쇄 시 한국 산업별 생산비 상승률
한국은행 산업연관표 활용한 균형가격모형(Leontief Price Model) 기반. 단위: %.
0 20% 40% 60% 80% 석탄·석유제품 +82.98% 전력·가스·증기 +77.71% 화학제품 +14.84% 비금속광물제품 +12.09% 제조업 평균 +11.8% ← 산업연구원 핵심 추산 운송서비스 +8.92% 1차 금속제품 +8.92% 광산품 +8.45% 목재·종이·인쇄 +7.42% 전산업 평균 +9.4% 단기 시나리오와의 차이 • 3주 이내 봉쇄(S1): 제조업 +5.4%, 전산업 +4.21% • 3개월 이상(S3): 제조업 +11.8%, 전산업 +9.4% → 봉쇄 장기화 시 충격이 두 배 이상 확대

거시 충격도 분명합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전쟁이 전면전으로 장기화될 경우 한국 GDP 성장률이 0.8%포인트 하락하고, 소비자물가는 2.9%포인트 상승하며, 경상수지는 767억 달러까지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OECD는 3월 발표한 Interim Outlook에서 한국의 2026년 성장률 전망을 종전 2.1%에서 1.7%로 0.4%포인트 하향 조정했고, IMF는 4월 발표에서 1.9%를 유지했지만 프랑스은행 나티시스(Natixis)는 한국 전망을 1.8%에서 0.8%로 1%포인트나 하향 조정했습니다.

다만 여기서 단순한 결론으로 흐르지 않도록 짚어둘 필요가 있습니다.
한국경제는 이 충격에 단순히 무너지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한국의 2026년 1분기 GDP는 1.7% 성장해 5년 6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이는 반도체 수출 호황(특히 HBM과 AI 칩)이 주도한 결과입니다.
4월 27일 기준 KOSPI는 사상 최고치를 갱신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한국은행 4월 소비자심리지수는 99.2로 전월 대비 7.8포인트 급락했고, 3월말 거주자외화예금은 153.7억 달러 감소(사상 최대 월간 감소)하는 등 가계·외환 채널에서는 충격이 누적되고 있습니다.

원유 수입 구조도 빠르게 재편되고 있습니다.
3월 한국의 비중동산 원유 수입 비중은 전년 동기 대비 10%포인트 상승해 37.1%에 달했고, 미국산 원유 수입은 전년 대비 75.8% 급증했습니다. (/출처: 한국경제 보도)
산업통상자원부는 정부 비축 7,640만 배럴, 민간 비축 7,380만 배럴에 3개월 내 추가 확보 물량 3,500만 배럴을 더하면 합산 208일치 수급 대응력을 확보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다만 산업통상자원부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을 끝내더라도 산업부가 맞닥뜨린 전쟁은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듯, 단기 비축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구조적 위기가 남습니다.

4월 28일 이후 모니터링 시그널 3가지

이 글은 60일을 정리한 스냅샷입니다.
4월 28일 이후의 사건과 5월 협상 결과는 후속 글에서 다룰 예정이며, 그때까지 다음 3개 시그널을 모니터링하면 정세 변화를 가장 빠르게 포착할 수 있다고 보입니다.

첫째, 이란 신규 제안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공식 답변입니다.
4월 27일 이란이 핵 의제를 분리한 호르무즈·봉쇄 동시 해제안을 제안했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4월 28일 현재 부정적입니다.
미국이 핵 의제를 끝까지 묶어둘 경우 휴전 자체가 깨질 가능성이 있으며, 반대로 트럼프가 이란 제안을 “워킹 베이시스”로 받아들이면 5월 중 호르무즈 부분 재개 합의가 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둘째, 브렌트유 110달러선의 이탈 여부입니다.
글로벌이코노믹의 4월 8일 분석은 이 가격대를 “위기 국면 정점 통과”의 분수령으로 제시했습니다.
이 수준이 안착·하향 이탈하면 시장이 협상 진전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했다는 신호이며, 반대로 110달러를 다시 돌파해 130달러대로 향하면 봉쇄 장기화 시나리오로 다시 진입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셋째, 호르무즈 통항 선박 수의 회복 추세입니다.
평시 일평균 100척이 4월 28일 현재 약 5%(5~6척)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인데, 일부 정기 통과가 관측되기 시작하면 이중 봉쇄 해소의 초입으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덧붙이면, 이번 60일은 한국에게 “에너지 안보가 곧 경제안보이자 산업안보”라는 구조적 교훈을 다시 한 번 확인시킨 기간이기도 합니다.
비축유 208일치라는 단기 방어막이 있다 해도, 호르무즈 의존도 자체를 낮추는 중장기 다변화 – 미국·아프리카 원유 도입, 정유 설비 재편, 비중동 LNG 장기계약 확대 – 없이는 다음 위기에서도 같은 충격이 반복될 수 있습니다.
이번 위기가 일시적 가격 충격이 아니라 구조적 리스크의 재가격화(repricing of geopolitical risk)라는 것이 가장 중요한 메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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